'악' 자가 들어간 산은 험하다는 말, 들어보셨죠?
설악산도 딱 그런 산이라 늘 멀게만 느껴졌는데요
그런데요!
등산화 없이 물병 하나 들고도 다녀올 수 있는
설악산 비룡폭포 코스가 있더라고요
등산과 트레킹 사이 어딘가!
계곡도 보고 출렁다리도 건너고 폭포까지 만나는
초보 맞춤 코스를 직접 걸어보고 정리해 봤어요
단풍철 설악산 계획 중이시라면
가기 전에 한 번 훑어보고 가세요!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와 주차
비룡폭포 코스의 출발점은
설악산 국립공원 소공원 쪽 입구예요
차로 가신다면 입구 주차장을 쓰면 되는데요
소형차 기준 주차요금 6,000원이에요
몇 시간을 있든 같은 요금이라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단풍철 주말엔 오전 일찍 주차장이 차요
늦게 가면 진입로부터 줄을 서니
아침 일찍 출발하는 걸 추천해요
차 없이 가신다면 속초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7번·7-1번 버스를 타고 '설악산소공원'에서 내리면 돼요
예전에 받던 문화재 관람료도 지금은 없어져서
주차비 말고는 따로 드는 돈이 없어요

입구 광장에 들어서면 뾰족뾰족한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데요
걷기 전부터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몰라요!
계획에 없던 비룡폭포행
사실 이날은 등산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설악산 앞 초록 풍경만 보고 오려던 거였거든요
그런데 입구 안내판에
초보도 갈 수 있는 코스가 있다는 걸 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등산복도, 스틱도 없이 운동화에 물병 하나
그래도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괜찮았어요!

표지판만 따라가면 되는 길
입구에서 큰 곰 조형물을 만나 인증샷을 남기고
조금만 걸으면 비룡폭포 표지판이 나와요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길 잃을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하늘이 어찌나 파랗던지!
계획 없이 온 날인데 날씨가 다 했어요 😍
초반은 가벼운 산책길
비룡폭포 가는 길 초반은
거의 산책로라고 보시면 돼요

다만 매끈한 데크길을 생각하시면 곤란해요
흙길과 돌길에 중간중간 나무 계단이 있어요

그래도 초반은 길 폭이 넉넉하고 평탄한 편에
그늘도 많아서
한낮에 걸어도 덥다는 느낌은 덜했어요
조금 걷다 보면 오른편으로 계곡이 따라와요
돌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 덕분에
걷는 내내 귀가 시원했어요

경사가 시작되는 중반 구간
계곡을 지나면 길이 슬슬 오르막으로 바뀌어요
바위와 바위 사이 간격이 꽤 넓은 곳도 있어서
편한 옷과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는 필수예요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등산은 등산이더라고요!

중간에 데크 전망 포인트가 나오는데
바위 협곡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보여요
여기서 잠깐 숨 고르고 가기 딱 좋아요

출렁다리 건너는 재미
오... 출렁다리까지 나와요!
여섯 개의 웅덩이가 이어진다는 육담폭포 위를
그대로 가로지르는 다리예요
계단이 많고 경사가 조금 가파른 구간인데
다리 위에 서면 양옆 바위벽과 폭포가 한눈에 들어와서
힘든 게 싹 잊혀요

저희 갔을 땐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안군이랑 도란도란 수다 떨면서
다리에서 장난도 치고 신나게 걸었어요

드디어 비룡폭포 도착
짜잔! 비룡폭포 도착!!

솔직히 말하면 아주 웅장한 폭포는 아니에요 ㅎㅎ
그래도 바위 사이로 곧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시원한 물소리에 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올라오면서 땀이 살짝 났는데
폭포 앞에 앉아 물 한 모금 마시니 금방 식더라고요
폭포멍… 이거 생각보다 괜찮아요
머릿속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에요!

폭포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재밌어요
폭포 속에 살던 용이 하늘로 날아올랐다고 해서
'날 비(飛)'에 '용 룡(龍)'을 써서 비룡폭포래요
안내판 읽고 나니 물줄기가 괜히 더 힘차 보였어요
가을엔 붉은 단풍이 폭포를 감싸서
사진이 훨씬 화려하게 나온다고 하니
단풍철엔 오전에 가야 사람 없이 사진 찍기 좋아요
비룡폭포 코스 소요시간
워치 기록으로 확인해 보니
입구~비룡폭포 왕복 5km, 1시간 30분이었어요
올라가는 편도만 보면 2.5km에 50분 정도였고
내려올 땐 조금 더 빨랐어요

길게 쉬지는 않았지만 사진 찍고 계곡 들르고
출렁다리에서 놀다 온 시간까지 다 포함이에요
점심 든든히 먹고 소화시키러 걷기에 딱이에요!
체력이 남는다면 비룡폭포에서 조금 더 올라
토왕성폭포 전망대까지 갈 수도 있는데요
전망대까지는 계단이 900개 가까이 이어져요
초보라면 비룡폭포에서 돌아오는 게 딱 좋아요
가기 전 챙기면 좋은 것
저처럼 빈손으로 가도 다녀올 순 있지만
몇 가지만 챙기면 훨씬 편해요
물 한 병과 가벼운 간식은 꼭 챙기세요
코스 중간엔 물이나 간식을 살 곳이 없어요
화장실은 입구 쪽에서 미리 들렀다 가시고
가을엔 해가 빨리 지고 계곡 바람이 차서
얇은 겉옷 하나 있으면 든든해요
폭포 앞 바위는 물기에 젖어 있는 곳이 많으니
사진 욕심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마세요!
초보 등산러의 솔직 후기
산은 좋아하는데
먹는 건 열심히, 운동은 게을리했더니
체력이 바닥이더라고요 ㅠ.ㅠ
낮은 산도 헉헉대는 저인데
비룡폭포 코스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다녀왔어요
경사가 있어서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조심하세요
특히 돌계단에서 발목 삐끗하기 쉬워요
일몰 이후엔 탐방이 제한되니
늦게 출발한다면 해 지기 전 하산을 꼭 계산하세요
한때 울산바위까지 다녀왔던 우리인데…
이제 진짜 운동하자요!
설악산이 처음이라면,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라면
비룡폭포 코스부터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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